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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정체성 바로 알기 2 : 패밀리 신정(神政) 통치

[임철중의 거꾸로 보는 세상] - <197>


 

   온 국민이 국제사정에 무지한 해방공간에서, 김일성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소련과 김일성이 조선을 일제로부터 해방시켰다는 ‘사기극’이 통했기 때문이다.   소련 기밀문서가 공개된 현재에도 이 날조를 믿는 광신도들에게는 약간의 설명을 요한다.  일·소가 1941. 4. 13일 ‘중립조약’을 맺은 후, 관동군은 기관총 급 외에 모든 중화기를 시급한 미국과의 태평양전장에 넘겼으니, 백만 대군은 허수아비였다.
 1940년 일제 토벌에 쫓긴 김일성이 소련으로 도망가 배치된 소련 극동군산하 ‘88 특별저격여단은, 국경지역 정찰과 공산주의 교육이 주 임무로 관동군과의 교전은 불필요·불가능했다.  스탈린은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루즈벨트에게, 대독전쟁이 끝나면 2, 3 개월 이내에 대일전쟁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한다.  8월 6, 9일 원폭이 투하되어 일제 항복이 확실시되자, 스탈린은 점령지 차지에 늦을세라, 8월 8일 대일 선전포고를 한다.  그 후 사실상 무저항의 만주를 거쳐 북한을 점령하는데, 관동군사령관은 본국지시가 늦어져 8월 19일에야 항복한다.  소련군의 대일전쟁은 무려(?) 열흘간의 만주‘여행’이었고, 거기에 김일성은 없었다.  그는 점령군이 아니라, 소련에 간택된 33세의 소련군 대위로, 9월 19일 원산항으로 들어왔다.  신격화 하려고 꿰어 맞추다보니 김정일 출생지는 백두산 밀영이 되고, ‘백두혈통’까지 발명한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정체성 1호는 웃기는 거짓말이다.  거짓이 들통 나도 눈 하나 깜빡 않고 반복 주입하며, 말이 안 먹히면 굶기거나 수용소 행 또는 처형이다.

 

   공산정권의 수괴가 된 김일성은 항상 불안했다.  최용건은 소련군시절 까마득한 상관이요, 박헌영은 국내 공산당에서 존경받는 대선배다.  사기극으로 인지도와 소련의 신임 경쟁에는 이겼는데, 나이 경력 특히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언젠가 들통이 나면 권력투쟁에 밀린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확실한 결정타 한방, 그것은 남한 점령 및 통일이다.  북조선은 인구만 적을 뿐 일제가 중·소와의 전쟁에 대비하여 만든 발전소·화약 비료공장 같은 공업인프라가 풍부하며, 소련이 준 땅크·항공기·중화기는, 거의가 농민출신인 남측 국경수비대 급 국방군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모택동이 넘겨준 조선인 2개 사단은 8로군 출신으로, 국공내전의 베테랑들이었다.
 김일성이 남침전쟁 윤허를 간청하자 모택동은 스탈린의 허가·보증을 받아오라고 지시한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것이 모택동의 지론 아닌가.  모스크바에 두 차례 날아가 허가가 나자, 박헌영은 사흘 안에 서울만 점령하면 전국에 숨어있는 남로당원이 일어나, 전쟁은 보름 안에 끝난다고 장담한다.  3년 남짓 3백만이 목숨을 잃고 전국 초토화로 꿈은 사라졌지만, 북한의 정체성 2호는 전쟁광(狂) DNA다.

 

   말로는 미국에 승리했다고 떠벌이지만, 초등교과서에 실린 ‘미제 승냥이 땅크를 몇 대나 까부쉈음네까?’라는 발악(發惡)은, 역설적으로 뼈저린 패배의 인정이다.
 냉혹하고 영리한 김일성은 실패를 기회로 둔갑시키기에 능하다.  남로당 봉기불발을 내세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월북한 박헌영 일당을 미제스파이로 몰아 숙청한다.
 패전 책임을 지워 가장 용감했던 연안파(중국 파)도 제거한다.  한줌도 안 되는  소련유학 엘리트들은 되돌아가는 둥 스스로 소멸한다.  결국 6·25 전쟁의 유일한 승자는 김일성이다.  패전책임을 물어 경쟁자를 싹쓸이하고, 국가를 김가네 재산으로 사유화 한 뒤, 감히 넘보지 못할 빨치산 출신들만 친위대로 남겼다.  고 황장엽의 주체이론도 김씨 일가가‘신(神)’이 된 뒤로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장식품일 뿐이었다.  결국 정체성 3호는 냉혹한 잔인성이다.  가훈(家訓)이 거짓말·전쟁광·잔인성이요, 성골(聖骨)만 황제가 되는 ‘패밀리 신정 통치’를 완성한 것이다.

 

 

 

 

: 임철중 
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의장 
임철중 치과의원 원장 

전 대전고등법원 민사조정위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