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개원가

청룡봉사상, 이번엔 열치 신덕재 고문에게 안기다

치대 의료봉사 시작으로 '봉사하는 삶' 평생 실천.. 시상식은 27일

(사)열린치과봉사회 신덕재(중앙치과 원장) 고문이 청룡봉사상 인(仁)상을 수상한다.

청룡봉사상은 조선일보와 경찰청이 국가안보와 사회정의 구현에 앞장선 경찰관과 생활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위험을 무릅쓰고 위기에 처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의인들을 기리기 위해 1967년 제정한 상이다. 조선일보는 오늘(25일) 자 신문에 제52회 청룡봉사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게 주는 인상 부문에 신 고문의 이름을 올렸다. 

신덕재 고문은 대학생 때의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44년간 탈북민·노숙인·중국 동포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진료봉사를 실천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열린치과봉사회 초대 회장을 지낸 신 고문은 그간 열치 장학사업 등에 2억원을, 탈북민 치과치료를 위해 남북하나재단에 1억원을 쾌척하는 등 기부활동에도 앞장서 왔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11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있을 예정이다. 

아래는 조선일보 오늘 자에 실린 신덕재 수상자의 인터뷰 기사 전문. 



월남 후 가난때문에 고교 진학 포기
독학으로 들어간 치대서 봉사 시작

"무료 진료해준 환자들이 병원에 와서 '치아가 좋아져 밥을 많이 먹었더니 몸무게가 불었다'고 이야기하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지요."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중앙치과의원을 운영하는 신덕재(71) 원장은 1974년부터 44년간 저소득층을 치료하고 있다. 탈북민·노숙인·중국 동포 등 대상도 다양하다. 대학생 때 시작한 의료 봉사를 일흔이 넘은 지금까지 계속하는 셈이다. 신 원장은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52회 청룡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947년 황해도 옹진군에서 태어난 신 원장은 6·25전쟁 때 가족과 함께 월남했다. 전국을 떠돈 끝에 1957년 서울 강북구 피란민촌에 정착했다. 가정 형편 탓에 고등학교 진학은 포기했지만 5년간 독학해 1968년 21세에 서울대 치대에 들어갔다.

신 원장은 치대 본과 4학년 때 대학 의료 봉사 동아리 '푸른얼'을 만들었다. 의사가 없는 무의촌(無醫村)을 찾아다니며 의료 봉사를 했다. 신 원장은 "설날 때 의료 봉사를 마친 후 마을 사람들과 명절 음식을 나눠 먹으며 '봉사하는 맛'을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1999년에는 치과의사 30여 명과 함께 '열린치과의사회'를 만들었다. 신 원장이 초대 회장을 맡았다. IMF 외환위기 직후 급증한 노숙인들이 그의 환자가 됐다. 신 원장은 "이가 썩거나 빠진 노숙인은 영양 상태도 안 좋아질 뿐 아니라 나중에 직장을 얻고 자립하기도 어렵다"며 무료로 진료했다.

신 원장은 탈북민도 치료하고 있다. 그는 "내가 실향민이어서 책임감을 느꼈다"고 했다. 열린치과의사회 회원들과 함께 2003년 탈북민 정착기관인 통일부 산하 '하나원'에서 치과 진료 봉사를 시작했다. 신 원장은 "탈북 과정에서 고초를 겪었기 때문인지 탈북민 가운데는 30대인데도 치아가 빠진 사람이 많았다"며 "한국까지 힘들게 온 사연을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매월 두 차례 하나원에 의료 봉사를 나간다.

신 원장은 지금까지 열린치과의사회에 2억원, 남북하나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 이 돈은 탈북민 치아 보철 진료, 국내 의학도 장학사업에 쓰인다. 신 원장은 2005~2007년 15차례에 걸쳐 금강산 온정리에 사는 북한 주민을 진료한 경험도 있다. 신 원장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북한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정우영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25/201806250011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