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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묵 칼럼

왜 문화(文化, culture) 인가?

[최상묵의 NON TROPPO]-<52>


왜 문화(文化, culture)라는 말은 토양에서 싹이 트고 곡식을 기른다는 배양(c?ulture)이란 단어와 연관된 용어이다. 19세기에서 많이 통용되었던 「문화화된 사람(the c?ultured person)」이란 용어의 유래는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교양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제를 내포하고 있다. 문화화된다는 것은 생물학적인 자연 선택의 결과물로 진화의 현상으로 생각하려는 사상가도 있고, 교육을 통해서나 실행을 통해 고취되거나 습득되는 실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즉 문화의 습득은 도덕적 완성을 향한 수단이며 사회적인 선(善)을 지향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고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명체와 다름없는 유용하고 없어서는 안되는 하나의 도구 같은 것이다. 또한 문화는 인간의 활동, 생활하는데 하나의 생명체와 다름없는 매우 유용하고 없어서는 안되는 하나의 도구 같은 것이다.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축적하는 기술, 혁신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유동적기표이며 유입, 유출을 꾸준히 계속하는 삼투성을 가진 실체 같은 것이다.  따라서 문화는 우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삶의 총체적인 방식으로 모든 삶에 관여하고 있다.


문화는 언어를 통해서 재현`구성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어떤 도구나 실천을 통해서 창작되거나 실현된다. 고급문화와 저급문화로 구분되기도 하고 귀족문화와 대중문화로 구분해서 이해하려하기도 한다. 때로는 문화권력으로 구현되어 강력한 힘을 구사하기도 한다. 문화는 여러사회의 생활양식을 표현하고 있으므로 어떤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서로 다른 사회의 문화를 비교할 수 있어도 어느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다양한 사회가 다양한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에 의해서 새로운 사회가 창조되기도 한다. 모든 체계적 지식문화(종교, 예술, 기술, 스포츠)는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문화는 가치를 포함한 선택적이고 학습되는 과정을 거쳐 진화되며 종국에는 행동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밟게 된다. 반드시 문화는 낮은 수준에서 높은 수준으로 진화하지는 않으며, 그 다양성을 생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문화는 과학적(생물학적)문화와 인문학적 문화로 구분되며, 이 두 문화의 지나친 양극화 현상을 인간의 본성과 양육(Nature versus Nurture)에 대한 논쟁을 하는데 많은 몫으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가장 이상적ㅇ니 사고는 과학적문화와 인문학적문화(의학과 인문학)간의 경계를 지나치게 명료히 정하지 않고 서로 협동작업을 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의 행동이 문화를 통해서 일어나기도하고 생물학적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도 모두 맞는 말이다. 문제는 생물학과 문화가 어떻게 서로 조화롭게 작동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세상에 인간이 출현되면서 문화적 단위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고, 선택되면서 문화적인 적응능력을 인간에게만 부여했다. 유전자와 문화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나 그 연결은 매우 유동적이다.

물론 문화는 유전적진화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화하지만 그 속도는 일반적으로 유전적 진화보다 훨씬 빠르다. 문화적 진화의 빠르면 빠를수록 유전자 문화 사이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지게 된다. 그러나 그 연결이 완전히 단절되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는 것이다. 문화는 유전적 ㄹ처방 없이도 전달되고 적응되면서 환경변화에도 빠르게 순응한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근복적으로 다른 것이다.


생물학자 도킨스는 문화는 유전자를 바꾸기도 하고 유전자에 의해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유전자의 선택과 문화적인 진화(밈, meme)은 뇌에서 전파되고 전파과정에서 수용자에게 돌연변이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즉 수용자에 의해서 소리, 단어, 언어가 임의로 변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문화와 유전자의 상호작용으로 인간들의 놀라운 능력과 지적감정, 잠재력을 얻게 된다. 인간의 뇌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인 ‘자유의지’에 의해서 예술과 과학이 탄생하는 것이다. 모든 인간들이 모두 똑같은 수준의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화의 형태가 다양하게 되는 것이다. 뇌의 역할과 기능을 문화적 산물로만 이해하려는 경향은 때로는 위험한 경우가 되기도 한다. 사회를 자기 마음대로 개조하고자 하는 독재자나 권위주의적 정치인들이 뇌의 역할을 자기 입맛에 맞게 바꿔 보려는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문화권력은 비공식적이기 때문에 더 위험한 측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권력, 공권력에는 책임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문화권력은 권력을 행사하지만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데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있다.

인터넷 여론으로 인정되는 「댓글」도 그 익명성을 이용한 문화권력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문화는 박물관의 진열대처럼 보존된 상징적체계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실제적 활동 속에서 존재해야 한다. 또한 문화는 다른 문화들의 압력을 받으면서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진화한다. 야만인이 왜 야만인이며, 문명인이 왜 문명인인가는 그 태생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참여하고 있는 문화에 의한 것이다. 물론 문화의 궁극적인 척도는 그 사회에서 번창하고 있는 예술에 의해서 판가름 나는 것이기도 하다. 진정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성장하면서 문화적 변용(acculturation)을 반드시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사람의 특징은 문화적인 특별한 접촉이나 이입에 의해서 사회적 인간, 문화적 인간으로 되는 것이다.


나라는 의미는 사람의 특징을 개념화한 것이지만 나가 적용되는 방식과 의미는 문화마다 다르다. 인간의 가치는 정신적이건 물질적이건 결국문화의 가치라고 생각된다.
‘문화란 천래(天來)의 것이 아니고, 교류와 회전을 반복한 나머지 그 토양에 적합한 종자가 마땅한 조건 아래서 발아(發芽)하고 성장(成長)하면서 마침내 문화가 이루어 지는 것이다’

문화창조의 정신이 강해지면 정치의 잘못된 것도 회복될 수 있는 힘이 있ㅅ다. 지금같이 혼돈과 갈등의 실정에서 문화창조의 정신이 정치, 경제, 교육 등등 모든 분야에서 절실히 필요한 심정이 아닐까 생각된다. 문화적인 정치, 문화적인 경제, 문화적인 교육, 문화적인 예술, 스포츠. 문화의 접목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점이 바로 요즘이 아닐까 생각된다.

 “문화야 놀자!”





                                                                                  

  글: 최상묵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덴틴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