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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충치를 복구한다는데..

사이언티픽 리포트..'치아수복의 새로운 시도'

지난 10일 국내 한 일간지가 아주 흥미로운 소식을 전했다. 충치로 손상된 치아를 줄기세포로 자연 복원 시키는데 성공했다는 내용이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인용한 이 기사는 '치수가 드러난 치아의 빈 공간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적신 콜라겐 스펀지로 채웠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스펀지는 분해돼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새로운 상아질이 채웠다'고 전했다.

"세포 재생 효과가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치수에 있는 줄기세포를 자극해 상아질로 자라게 했다"는 것이 이 연구를 주도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 치과연구소 폴 샤프 교수<사진>의 설명이었다.

기사 내용대로라면 그야말로 획기적인 연구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술자와 환자를 함께 괴롭혀온 근관치료 없이도 간단한 처치만으로 충치치료는 물론 건강한 상아질까지 새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기사는 다른 설명없이 짧고 굵게, 독자들의 궁금증만 유발한 체 끝을 맺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구글에서 관련 기사를 검색했더니 'Medical Daily'가 인디펜던트지를 인용해 다룬 기사가 하나 나타났다. 간추리면 대충 이런 내용이다.  



우리는 어떤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약이 전혀 무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을 자주 보게 되는데, 그 새로운 사례가 바로 'Tideglusib'이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원래 알츠하이머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이 약이 곧 악명 높은 근관 시술을 케케묵은 과거의 얘기로 바꿔놓게 할런지도 모른다.

네이쳐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된 아티클에 따르면, 'Tideglusib'로 치아를 자극해 새로운 상아질을 만들게 할 수 있다는 것. 이 약제가 치아의 줄기세포 형성을 촉진시켜 상처에 새 살이 돋아나듯 충치에 새로운 상아질이 생성되는 걸 도와 주기 때문이라는데, 바람직한 것은 이 약은 이미 치매약으로 승인을 득했으므로 안전성 검사에 대한 부담 또한 적다는 점이다.

연구를 이끈 폴 샤프 교수는 이와 관련 "우리의 이 간단한 접근은 치수를 보호하고 상아질을 복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충치를 치유토록 하는 임상제를 개발하는 데에 아주 적합하다"고 말했다.
치아 우식이 진행되면 치아는 손상된 조직을 복원시켜 손상 부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손상이 커지면 우식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손상 부위를 깨끗하게 긁어내고 수복제로 메우는 치료를 받아야 하고, 사정이 더 나빠지면 근관치료라는 시술 과정이 필요해지며, 최악의 경우 발치를 각오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 새롭고 간단한 치료방법을 활용하면 어떻게 될까? 연구에서 보듯 이 단계 이후로는 손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치아를 때울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치과 예약을 취소하진 마시라. 아직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니까. 지금으로선 가장 좋은 충치 예방법은 적절한 치아 관리와 정기적으로 치과엘 방문하는 일이다.


국내 보도보다 좀 더 친절하긴 했지만, 알듯말듯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요는 '치매 치료제인 Tideglusib의 어떤 성분이 치수줄기세포 형성을 촉진시켜 새로운 상아질을 자라게 함으로써 충치를 자연스럽게 치유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지만, 작용원리가 어떻게 되고,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선 어떤 연구가 더 필요한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번엔 사이언티픽 리포트에서 논문을 직접 확인했다. 타이틀은 'Promotion of natural tooth repair by small molecule GSK3 antagonists'이고, 책임연구자는 Paul T. Sharpe 였다. 아쉬운대로 논문 첫머리의 개요 부분을 요약해 소개한다. 기사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바로 그 내용이지만, 이전의 많은 연구들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아를 다시 나게 하는데 치중한 반면 이번 연구는 간단한 처치로 치아의 손상부위를 치료하고 복원하는 기전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다.

전체 내용은 http://www.nature.com/articles/srep39654 에서 보실 수 있다.



Abstract

심한 우식으로 손실된 상아질을 수복하는 작업은 칼슘 또는 실리콘 기반의 미네랄 응집체인 무기 시멘트를 사용하는 아주 일상적이고 흔한 치료이다. 하지만 시멘트는 치아에 남아있으면서 분해되지 않아 정상적인 미네랄 볼륨으로 완전히 회복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 연구는 치수 줄기세포의 이동을 통해 자연적으로 상아질이 회복되도록 하는 새로운 생명공학적 접근법을 제시한다. 생분해성이며 치료용도로 승인받은 콜라겐 스폰지에 GSK(glycogen synthase kinase)-3 길항제(antagonists)를 도포, 저용량 투여함으로써 상아질을 감쪽같이 복구하도록 하는 자연치유 과정을 촉진시키는 방식이다. 이때 케리어 스폰지는 시간이 지나면 녹기 때문에 상아질이 녹은 스폰지를 대체하고 나면 완전하고 효과적인 자연 치료가 완성된다. 이 간단하고 빠른 자연적 치료 과정은 치아 수복에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