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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열치, 이기형 고문 묘역 합동 참배

'생전엔 열치의 든든한 기둥'.. 추도시 낭송에 눈시울 붉혀

 

 

 

열린치과봉사회(회장 안성훈) 임원 10여명이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국립이천호국원을 방문했다.

몇몇은 근처 하나원에서 봉사를 마친 후 합류했고, 몇몇은 시간에 맞춰 직접 이곳으로 집결했다. 작년 3월 숙환으로 별세한 열치 이기형 고문의 묘역을 단체 참배하기 위해서 였다. 날씨마저 고인을 추모하는지 종일 부슬비가 뿌렸다. 차남 승훈씨의 안내로 일행은 한참을 걸어 고인이 안장된 22묘역으로 올라갔다.

안장번호 22220952번. 납골당의 문을 열자 거기엔 고인의 사진과 함께 '육군중령 이기형'이라 적혀 있었다. 일행은 오랜만에 만나는 고인 앞에 도열해 머리를 숙였다. 신덕재 고문이 추도시를 준비했지만 차마 읽지를 못해 이수백 고문이 대신 낭송했다.

 

세상이 꿈길 속에 잠든 고요한 이 밤
선생님의 투박하고 꼼꼼한 정이
뼈 속까지 들이쳐 선합니다.

그 많은 세월 동안
우리는 왜 선생님의 고결한 심심을
깨닫지 못 했는지,
왜 좀 더 부대기고, 웃고, 뒹굴지 못하고
선생님의 해박한 지식을 그냥 지나쳐 보냈는지
회한이 됩니다.

옆에 계시기만 해도 든든했던 선생님.
웃어른으로 간결하게 앞길을 터주시던 선생님.
아무나 할 수 없는 해학으로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시던 선생님.

형님!
이제나마 형님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그리 높은 벽도 아닌데
좀 더 가까이 가지 못하고
주저주저한 우리가 죄스럽습니다.

...(하략)

 

 

다들 금방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인은 열린치과봉사회의 어른으로,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진료봉사에 한번도 몸을 사리는 적없이 중심을 잡으셨다. 또 비전트레이닝센터나 중국동포의 집 위문공연 때면 재치있는 입담으로 진행은 물론 섹소폰 연주에 마술까지 1인3역을 톡톡히 해내셨다.

일행은 한참을 더 고인 곁에 머물다 '열린치과봉사회를 잘 키우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묘역을 내려왔다. 부슬비는 여전히 이들의 발걸음을 적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