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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여치 안심하고 의료업에 종사할 수 있는 안전망 촉구'

대여치, 광주서 벌어진 상해 사건 입장 발표

대한여자치과의사회(회장 허윤희, 이하 대여치)가 지난달 31일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치과에서 벌어진 여성 치과의사 상해 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김모(여, 37)씨의 치과에서 벌어진 것으로 치료 결과에 불만은 품은 환자가 치과에 찾아와 수차례 흉기를 휘둘렀고, 김 씨는 수차례 찔려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에 대여치는 지난 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건의 잔인함과 언제든지 누군가 유사한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공포와 불안을 느낀다’며 치과계와 사회를 향해 호소하고 나섰다.

아래는 대여치가 발표한 성명서다.

 


성 명 서

 

지난달인 8월 31일, 광주광역시의 한 치과의원에서 여성 치과의사가 그녀의 환자에게 흉기로 상해를 입고 응급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환자는 치과의사에게 폭력을 휘두른 후, 병원의 스탭들을 인질로 삼아 대치하다 경찰이 쏜 테이저건을 맞고 겨우 체포되었다.

이 사건을 접하는 우리 대한여자치과의사회의 회원들은 사건의 잔인함과 언제든지 또한 누구든지 유사한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한편, 이러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 지, 과연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러한 노력이 가능하기는 한 지에 대한 의문에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거기다 극히 일부이긴 하나, 가해자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비뚤어진 반응들에는 작금의 현실에 서글픔마저 느끼게 된다.

의료인은 그 업에 종사함에 있어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의료인이 선량한 질병치료의 목적으로 환자의 신체를 대한다는 전제가 없다면 어떠한 사람도 의료인에게 자신의 신체를 치료하도록 맡기지는 않을 것이다. 거꾸로, 의료인도 자신이 선량한 목적으로 환자에게 유리한 치료를 한다는 전제를 환자로부터 신뢰받지 못한다면 안정된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치료의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협박이나 상해 등의 악질적인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 누가 의료의 업에 종사하고자 하겠는가?

그리고, 우리는 이 사건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의 문턱이 더 낮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만약 그녀가 남성이었다면... 이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던 것처럼. 남성치과의사는 100% 안전하다거나 여성만이 이런 범죄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 알아주시리라 믿는다. 다만, 여성 보조인력 1-2명과 함께 근무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근무형태인 현실에서, 이러한 악의적인 폭력의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여성 치과의사가 얼마나 되겠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이에 우리는 피해 여성 치과의사의 조속한 쾌유를 간절히 바라며 우리 사회 전반과 치과계에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1. 의료인에게 공포와 불안을 주는 그 어떠한 언어적 물리적 폭력도 있어서는 안된다. 이는 방어적이고 비정상적인 진료를 초래하여 결국 최종적인 피해는 이러한 의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에게 돌아간다. 의료인에게 가해진 폭력의 최종 피해자는 전 국민이 되는 것이다.
2. 여성치과의사가 안심하고 의료의 업에 종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안전장치를 고민해 줄 것을 경찰관계자 및 치과계에 호소한다. 정기적인 순찰이나, 경찰과 바로 연결되는 비상연락장치 등 정책적인 관심과 예산을 배정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3.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의료기관내 폭력이나 그 전조 증상이 보일 경우 이를 해결하거나 도와줄 수 있는 대책기구를 상시 설치하고 운영하기를 제안한다.

다시 한 번 피해자의 상처가 빨리 아물고 의료의 현장에서 건강히 활동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대한여자치과의사회는 이를 위한 지원에 앞장설 것임을 천명한다.


                                          2016년 9월 5일 대한여자치과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