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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와 청중이 함께 만들어 가는 강연

[이쁜황의 ISDH 참가기 4] 스위스를 맛보다

오는 2019년 서울에서 개최될 ISDH(International Symposium on Dental Hygiene) 홍보를 위해 80여명의 한국 대표단이 지난 22일 20차 대회가 열리는 스위스 바젤로 떠났습니다. '이쁜황'(한양여대 황윤숙 교수)도 이 대표단의 일원입니다. 그는 출발에 앞서 대회 현장을 독자들과 직접 연결하기로 약속 했습니다. 행사기간 중 생생한 현장 풍경을 사진 위주로 덴틴에 전달 하기로 한 것이죠.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요. 아시다시피, '이쁜황'은 한다면 하는 분이니까요.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화이팅~! <편집자 주>




경험

시차가 다른 도시에서의 아침의 알람은 필요없다. 새벽 7시에 맞춰둔 알람이 울리기 전 새벽 5시. 자연스레 눈이 떠지니(이곳은 한국과 시차가 7시간) 덕분에 이른 하루를 시작한다.

 

 

 

일행의 수가 많다는 것은 정보의 양과 종류가 다양하고 많은 것인지라 나보다 더 이른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에게 정보를 얻어 인근으로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숙소 뒤에는 장미와 무화과가 열린 정원, 빨간 꽃 그리고 인형으로 창가를 장식된 알록달록 페인트가 칠해진 예쁜 집들을 지나자 확 트인 잔디 과장이 펼쳐졌다. 광장을 휘돌아 강 근처로 가니 빠른 유속으로 흐르는 라인 강을 만날 수 있었다.
새소리를 노래삼아 이슬에 젖어드는 잔디를 걷는 것이 몸이 지친 여행객에게는 치유가 되는 행복이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던 산책의 휴식 덕분인지 머리가 맑다. 이럴 때는 한 가지를 떠올리며 생각하기 참 좋은 시간이다.


 

 

사색은 거리의 풍경, 사람의 표정에서 이곳에서 열리는 세미나 문화로 이어졌다. 강연은 우리들에게 익숙한 일방통행식 수업이 아니라 연자와 함께 호흡하는 쌍방향의 수업. 생소했다. 연자가 발표 할 때 청중들은 대답식의 리액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강연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을 하며 반응한다. 또한 연자가 실수로 잘못된 내용을 전달했을 때는 청중석에서 곧바로 지적하여 수정 해 주고 연자도 청중의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동의한다.

질문 시 발표자의 답변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에는 청중이 손을 들어 보완해주는 모습이 선생이 업인 내게는 참 부러운 광경이다. 이러한 방식은 한 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어려서 부터 토론과 표현에 대한 열린교육일 때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2박 3일간 진행된 다양한 주제 강연, 연구와 사례발표, 치위생 관련 이슈, 이제 막 치위생 제도를 도입하는 나라의 발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 되어 있다. 한국의 연구자들도 5명이 발표에 참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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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프로그램을 보면서 살며시 꾀가 난다. 왜?

이곳 바젤에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보다 113년이나 먼저 전시를 시작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바젤 미술관이 10분 거리에 있기 때문이었다. 이럴 땐 ‘내가 스위스 바젤에 언제 또 오겠어?’하는 핑계로 슬며시 마음을 지배한다.

 

 

미술관의 큰 문을 지나 중정에 들어서 마당 중앙의 조각품을 보는 순간 이곳에 오길 잘 했구나 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4층 건물을 오가며 피카소, 모네, 세잔느 등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의 유명화가 작품을 만났다. 유럽에서의 미술관 관람 중 제일 부러운 것은 학생들이 유명 화가 그림 앞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었는데, 이곳도 유아들과 중고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유치원생들이 조각 카드를 놓고 그림에 대한 느낌과 해석에 대한 토론을 하며 그림을 이해한다. 갑자기 미술관에 쭉 줄을 서서 그림 앞을 지나며 설명을 적던 우리 학생들이 떠올리니 안타까웠다.

 


 

박물관에서 학술대회장으로 돌아오는 길 마켓 플라츠 광장을 들렀다. 유럽 여행의 단골메뉴인 오래된 성당(운 좋게 결혼식 피로연도 보고) 라인 강의 줄을 당겨 가는 배(오래전 춘천에서 보았던), 오래된 초등학교, 시청 등을 지나 니체와 융이 몸담았던 바젤 대학 앞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전시장의 풍경은 치과위생사들의 손에는 여러 홍보 부스에서 제공한 푸짐한 선물이 가득하다. 또 한편에 마련된 '2019년 서울 개최 홍보관'은 여전히 인기가 있었고, 일행들은 조를 나누어 한국 홍보관에서 봉사하고, 틈틈이 세미나 시간에 맞춰 강의를 듣는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저녁 6시 GALA DINNER 행사가 바젤 축구장에서 개최되었다. 참가자들은 멋진 옷을 입고 참가 했지만 우린 한복을 입고 참가했다. 나? 에고고 함께 못했다. 등록 오류로..
이런 저런 이유로 디너파티에 함께 하지 못한 일행들과 나는 특별한 저녁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바젤 구도시 중심에 있는 300년 된 식당에서의 우아한 럭셔리 파뤼~~~ 우린 한껏 멋을 부리고 식당으로 고고씽~! 그런데... 헉. 에어컨이 없다.

화이트 와인과 네 가지 생선으로 만든 요리는 좋았으나 덥다. 그래도 스위스에서 세 번째 큰 도시의 오래된 식당에서 특별한 시간이 참 행복했다.


오늘 밤 눈은 감겨 오지만 새로운 경험으로 채운 가슴과 내일 있을 폐회식에 대한 기대로 잠들지 못하고 있다.




                                                                     글: 황윤숙 (한양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