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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New Age]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의 피아니스트 박종훈

이태리의 낭만을 오선지에 담은 Chong Park 일명 쫑박






칼럼을 쓴다는건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고민할게 많다보니 정작 글은 못쓰고 애꿎은 시간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6월이 가기전에 한 편은 올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조급함으로 네모난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녹음 하는 것...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행복한 일들이다.

첫 멜로디가 떠올라 오선지를 펼칠 때의 기분.

마치 사춘기의 소년이 처음으로 사랑편지를 쓰려는 느낌과도 비슷하다.

- 센티멘탈리즘 북클릿 내용 중 -

 

이태리에서 활동했던 클래식 피아니스트 박종훈과의 인연은 그의 두 번째 음반 센티멘탈리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국내 뉴에이지 뮤지션으로 활동하던 이루마, 데이드림, 안단테, 메이세컨등 몇몇을 제외하곤 이렇다할 뮤지션이 없는 상황에서 사춘기의 설레임으로 곡을 쓴다는 그의 고백이 참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 그 글이 아니라 이태리의 낭만과 향취를 그대로 오선지에 옮겨서 들려주는, 센티멘탈리즘의 진수를 드러낸 그의 감성이 신선했습니다.  박종훈의 감성을 처음 접했던 그 날의 떨림은 오늘날까지도 가슴 한 켠을 설레게 합니다.  'Chong Park'이라는 일명 종박으로 음반을 발매했을 당시 그의 존재는 베일에 쌓여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쫑박이라 부르며 그의 감성을 논하기도 했습니다.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과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등 클래식 음반을 통해 먼저 데뷔했던 그가 음악적 행보를 뉴에이지로 바꿨을때에는 나름의 고민이 적잖았을꺼라는 것을 Chong Park이라는 닉네임으로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뉴에이지 음반 발매 이후에도 끊임없이 클래식 음반을 발매했습니다만 그의 감성은 뉴에이지 음반에서 더 섬세하고 황홀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센티멘탈리즘(Sentimentalism, 2004)의 감동에 이어 그의 데뷔 음반 안단테 텐덜리(Andante Tenderly, 2002)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국내 뉴에이지 음반 시장은 조지 윈스턴, 유키 구라모토, 데이빗 란츠, 야니등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해외 음악가들의 활동이 활발했던 때에 출현한 그의 존재감은 신선함 그 자체이면서 그의 음악적 감성은 가이 충격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독보적이라 할 수 있는 일명 쫑박표 뉴에이지 음악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안단테 텐덜리와 센티멘탈리즘 음반은 오랜 시간 잠재되어 있던 아련한 삶의 흔적들을 애잔한 선율로 감싸 안아 주었습니다.  그것은 기쁨이고, 감동이고, 진한 그리움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의 파아노 선율은 감미로웠고, 녹아들 듯 폐부로 스며드는 선율은 지난 추억의 책장을 넘기듯 아릿했습니다.  그리고 눈물이였습니다.

 


 






이국적 멜랑꼴리한 감성으로 출발한 그의 음악은 2005년 발매한 재즈 음반 I Love You 음반으로 급속도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클래식 피아니스트에서 뉴에이지로 변신한것도 놀라운데 그는 재즈 마니아였습니다.  I Love You는 영화 테마곡을 그만의 재즈적인 감성으로 풀어내고 있는데, 하종욱 재즈 칼럼리스트가 박종훈이라는 인물에 대해 심히 질투를 느꼈다고 고백한것으로도 그의 음악성을 대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해 10월에는 보사노바와 재즈, 뉴에이지 감성이 총망라한 라 세두지오네(La Seduzion, 2005)을 발표했습니다. “ 박종훈에게 장르는 없다”,  “섬세한 로맨티시즘과 강렬한 카리스마”,  “장르의 일탈에서 빚어진 새로운 감성의 조합등 그에게 따라 붙은 수식어들이 화려했습니다.  음악적 지성과 열성의 완벽한 조화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는 음반이였습니다.  필자도 이 음반을 듣고 완성이란 멋진 소리를 담아 사랑스런 나비의 몸짓으로 유혹한다라고 당시의 음반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수식어가 단순히 음반에 대해 필자들의 이름을 걸고 내 놓은 타이틀이 아니라는 것을 그의 음악을 듣는다면 누구나 인지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유혹에 넘어 갈 수 밖에 없는 소리의 향연이였습니다.

 


 






그의 변신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의 음악은 절대 머물러 있거나 정형화되지도 않았고 갈증과 같이 허기졌고, 끊임없이 뜨겁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이듬해 발매된 White(2006)Colors(2006) 두 개의 음반은 또 다른 도전이면서 퍼펙트한 결과물로 남았습니다.  White와 대조된 Colors 음반은 색채의 스펙트럼과 같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지중해의 유혹과 피렌체의 낭만과 센티멘탈리즘을 화려한 듯 고혹적이고 감성적인 선율로 표현했다면, White는 시작과 끝, 탄생과 죽음... 그리고 영원한 음악처럼... 멈출 수 없는 영원한 테마 슬픈 로맨스를...피렌체 옥탑방에서 그렸던 그녀를 위한 노래를... 무색 무취 화이트한 순수 감성을 피아노 솔로 음반에 담백하게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음악적 진화는 2007년에 발매한 랩소디(Rhapsody, 2007)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박종훈이라는 작곡가의 첫 번째 시기를 일단락하는 작품으로 스스로 평가한 랩소디는 이지리스닝, 재즈, 뉴에이지, 클래식, 보사노바등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한 대작이었습니다.  ‘박종훈이라는 이름을 대신해도 될만큼 아름답고 퍼펙트한 음악을 선보이게 됩니다.  러닝타임 1852초의 숨막히는 향연을 듣는다면 그 소리에 중독되어 빠지고 있는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후 박종훈의 제2의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스톰프 뮤직과 작별을 선언하고 그가 특별히 아끼는 애완견 루비의 이름을 가져와 루비스 폴카라는 음반 매니지먼트를 창립하게 됩니다.


동시에 루비스 폴카(Ruby’s Polka, 2007)를 발매했습니다.  수록곡들이 동요적이면서 흥미롭고 재미 있습니다.  특히 둥근해가 떴습니다, 고양이 춤, 박종훈이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에 맞춰 루비가 춤추는 모습을 담은 Ruby’s Polka’ 등은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박종훈의 음반은 똑 같은 형식의 음반이 없습니다.  매 발매된 음반마다 새로운 도전과 모험이었고, 그 도전의 결과물들은 시기적절하게 감동을 선사하는데 인색하지 않는 놀라움이였습니다.  그는 2012년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피아노 파라디소(Piano Paradiso, 2012) 음반을 통해 로맨틱 감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습니다.

 

 

클래식 피아니스트, 뉴에이지 아티스트에 머무르지 않고 매니지먼트로써의 활동을 통해 첼리스트 허윤정, 바이올리니스트 김가영 등을 기점으로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 육성함에 있어서도 그 실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건반위의 황태자. 그에게 어울리는 수식어 중 하나입니다.  전혀 아깝지 않는 표현입니다.  긴 머리 질끈 뒤로 동여맨 신 문화를 만들어가는 박종훈에 대해 표현하고 싶을만큼 이야기 하자면 지면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그의 음악과 인연이 된지도 어느덧 13년이 되었습니다.  13년간 필자의 가슴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는 명곡들을 떠올리며 한 때의 슬프고 우울했던 날을 회상하기도 합니다.  그와 반면 새로운 에너지와 함께 삶의 위로를 받았던 그 시절에 대해 고맙기 까지 합니다.  그리하여 매우 특별한 뮤지션으로, 매우 특별한 음악으로 일명 쫑박이란 이름으로 필자의 가슴에 또렷이 분명하게 존재해 있습니다.

 

피아노 파라디소 음반 발매 이후 이렇다할 음반 발매 소식은 없지만 그를 통해 새로운 뮤지션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는 것에서 그의 존재감과 그의 감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의 감성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음반이 발매 되었으면 하는 다소 소녀틱한 바램은 어쩔 수 없습니다. 올 해는 음반 하나 발매되지 않을까요?



녹쓴퍄노  http://blog.naver.com/ceo_fish








Chong Park - La Sedugione




Chong Park - Via Dia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