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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틴'은 어떻게 스스로 성장하는가?

[창간2주년 기념 셀프 인터뷰] 덴틴이 보는 덴틴

인터넷신문 덴틴이 어느덧 2주년을 맞았다. 시작도 미약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세는 찌질하기만 하다. 애초에 이럴 심산은 아니었을 텐데 ‘안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뭘 해서 꼭 대박을 쳐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2년이면 자기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더구나 덴틴은 뜬금없이 ‘치과에서 행복을 찾겠다’고 나선 신문이잖나. 이러다간 다른 사람들 행복을 찾아주기는커녕 지 코가 석자로 빌빌거릴 게 뻔하다.

이건 누가 봐도 서로가 편치 않을 징조이므로.., 그래서 물었다. ‘이 일로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으냐’고. 그랬더니 엉뚱한 대답이 튀어 나왔다. 아마 질문의 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긴 한데,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우리는 정해진 코스를 따라 제대로 가는 중이다. 폭이 넓진 않지만 다수의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고, 그 분들에겐 이미 나름의 행복도 선사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신문의 방식은 좀 다르다. 덴틴은 말하자면 부정형을 추구한다. 틀에 얽매이진 않겠다는 의미인데, 이 말은 곧 형식으로 내용을 속박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말하고 싶은 것, 보여주고 싶은 것에 적합하다면 어떤 표현방식이든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신문의 성공은 결국 신문사가 아니라 독자님들 가슴속에서 결정되는 것 아닌가.”

 

 

정말 요령부득이다.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건지.. 질문은 ‘지금 어렵지 않나, 왜 이 일을 계속하려 하나?’ 뭐 이런 거였는데, 모른 척 헛소리를 늘어놓는다.

지금까지 봐온 덴틴도 마찬가지다. 뭐 볼래서 본 건 아니고 누가 얘길하길래 어쩌다 몇 번 본건데, 이건 뭐 작문연습을 한 건지 기사를 쓴 건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그러고선 지금처럼 내용이니 형식이니 아는 체를 하는 것이다. 안 되겠다. 기왕 빼든 칼이니 좀 더 단도직입으로 치고 들자.


-어떻게 쓰건 그건 상관없지만 그래도 기사에는 원칙이라는 게 있지 않나?

“웃기는 얘기다. 기사원칙이란 건 읽을거리가 귀하던 시절 신문사들이 만든 일종의 권위적 매뉴얼이다. 어떤 독자가 소위 6하 원칙의 틀에 억지로 끼워 맞춘 멋대가리 없는 읽을거리를 좋아하겠나, 길들여졌을 뿐이지. ‘기사는 사실을 전할 뿐’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으나 읽을 게 지천으로 널린 지금엔 이 역시 할 소리가 아니다. 덴틴은 필요하다면 어떤 주제에서건 형식보다 스토리를 우선할 생각이다. 지금까지로 보면 독자님들도 이 편을 더 선호하신다.”

-그 스토리라는 게 결국 팩트와는 별개의 것 아닌가? 그러면 기사의 신뢰도는 어떻게 보장하나?

“없는 걸 지어내자는 얘기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 것 아닌가. 우리가 말하는 건 이야기의 전개방식이다. 가령 TV에서 본 뉴스를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에게 실제 뉴스보다 훨씬 재미있고 쉽게 전달한다. 덴틴은 이 ‘입’이 되고 싶은 것이다. 이 경우 독자님은 그 얘길 들어주는 여자 주인공의 입장이 되겠지.”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스토리에는 필연적으로 주관이 개입한다. 미리 판단해서 전달하는 게 바람직할까?

“판단도 기자의 임무라고 본다. ‘난 그냥 전할 뿐이니 알아서들 판단해’라는 건 무책임한 보도행태다. 치과계가 특수 분야이긴 하지만 기자도 현장에선 일정부문 전문가일 수 있다. 따라서 학술이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판단할 수 있고, 그런 느낌을 기사에 표현할 수도 있다고 본다. 기사를 읽는 독자님들은 아마 그 너머를 보시겠지.. 오히려 그런 문제에 너무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말은 좋지만, 지금의 조직으론 찬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닌 것 같은데? 통상적인 보도에도 손이 모자라는 것 아닌가?

“맞다. 아픈 곳을 찔렀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덴틴은 인터넷신문이자 전문지이다. 이 특성을 잘만 활용하면 그렇게 궁상을 떨 것도 없다. 빠르게 전해야 할 것은 빠르게, 생각을 모아야 할 것은 생각을 모아서, 선별적으로 완급을 조절하다 보면 오히려 성격신문으로 좋은 이미지를 쌓을 수도 있다. 지금의 덴틴도 어느 정도 그렇지 않나?”

-뭐 인정할 건 인정하겠지만, 드러난 광고 품새로는 궁핍이 심한 것 같아 걱정이다. 3년 후쯤이면 덴틴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하하.. 희망적인 대답을 기대한 질문은 아닌 것 같지만, 희망적으로 답해야겠다. 3년 후면 덴틴은 아마 치과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자라 있을 것이다. 이 점을 왜 확신 하냐 하면 신문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덴틴을 만드는 이들은 다행히 신문에 관한 한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의 경험과 애정을 믿는다.” 

 

덴틴은 얘기를 나누는 내내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그럴수록 그런 한마디 한마디가 허세처럼 들리기도 했으므로 ‘문제는 광고’라고 점잖게 충고라도 하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아 넘겼다.

내 생각엔 이들은 철이 들려면 아직 멀었다. 뭐가 먼저고 뭐가 나중인지 잘 구분이 안가나 보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을 부탁했더니 역시나 ‘우리의 진정한 임무 어쩌고저쩌고..’ 하나마나 한 얘기를 늘어놓는다, 아래 처럼.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공짜 정보들을 되풀이 전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 덴틴의 진정한 임무는 거기에 깊이를 더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관심과 사랑으로 읽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