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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기공

'젊은 치과기공사들의 환한 웃음과 만나다'

많이 커지고 당당해진 치기협 종합학술대회

지난 주말(12~13일)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린 제 50차 대한치과기공사협회 종합학술대회 및 치과기자재 전시회는 몇 가지 점에서 상당히 의미롭다.

첫째 드넓은 전시장을 활용 과거 어느 때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다는 점이며, 둘째 공간에 걸맞게 8천여명의 치과기공사들이 참가함으로써 메머드 행사를 가능케 했다는 점이고, 셋째는 여러 가지 현안에도 불구하고 젊은 참가자들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밝았다는 점이다. 

젊은 치과기공사들의 밝은 웃음을 한꺼번에 만날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다. 직장인 기공소에서는 물론이고, 배우는 입장의 학교에서조차 이들은 비교적 생각이 많은 편이다. 치과의사 위주의 시장 체제에 끼어들어 직업적 비전을 찾고 가꾸기가 막 시작하는 입장에선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만은 그런 마음의 짐들을 다 내려놓은 듯 보였다.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 동기들과 반갑게 얘기도 나누고, 기공계 돌아가는 소식도 듣고, 강연장과 전시장을 기웃거리며 분주히 현장에서 얻을 것들을 챙겼다.

때문에 1층 강연장 앞 로비는 마치 치과기공사들을 위한 거대한 광장 같았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공연도 하고, 또 그 공연을 듣는 관객이 되기도 하고, 동호회에 가입하기도 하고, 커피잔을 사이에 두고 정담을 나누기도 했다. 해외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어느 단체에는 입회신청서를 들이미는 참가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역시 치과기공의 대세는 CAD/CAM

 

회원들의 호응 탓인지 행사를 주관하는 대회 준비위도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임기 내내 내홍을 겪은 지난 집행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기자들에게 대회 전반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박형랑 준비위원장은 ‘지난해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군살도 빼, 실질적인 행사 위주로 대회를 준비했다’며, ‘어려운 기공계 사정을 감안, 소박하고 내실 있는 행사가 되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채용된 아이디어도 있다. 강연 전 참가자들에게 강연의 개요를 설명해줄 동영상 제작이 그것인데, 해외연자들을 위주로 전날 새벽 4시에야 겨우 편집을 마쳤다. 따라서 참가자들은 연자가 연단에 오르기 전 이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해당 강연내용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이번 대회 학술 프로그램은 첫날인 토요일엔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 4개의 강연장에서 모두 20개의 연제가 참가자들을 맞았다. 가장 큰 규모인 1층 제6홀은 종일 해외연자들이 차지했는데, 이날의 강연 중 Mr. Clemens Schwerin의 ‘CAD/CAM과 최신 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보철방식’과 류재준 교수의 'Zirconia, the Super rookie of digital dentistry or just a wanna be'가 특히 관심을 끌었다. 

대회 이틀째인 13일에는 5개 강연장에서 24개 연제가 발표됐다. 이 가운데 이주헌 마이스터의 ‘독일치과기공 이야기’, 박원영 원장의 ‘투명교정 시작하기’, 이유상 소장의 ‘CAD/CAM을 이용한 정밀 임플란트 보철 임상케이스 디자인 라이브데모 및 실제’가 특히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기자재전시회도 지난 대회보다 규모가 훨씬 커진 88개 업체 248개 부스 규모로 치러졌다. 토요일 오후의 전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총 이동거리가 940m에 달하는 바둑판 형태의 전시장은 폐장 때까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신흥과 하이덴탈이 특히 크게 공간을 차지했고, 올해 새로 참가한 업체도 포인트닉스 등 24개 업체나 됐다. 참가 기공사들은 부스를 돌며 신제품도 들여다 보고, 경품도 받고, 필요한 물품도 구입했는데, 올 전시회에는 특히 CAD/CAM 관련 장비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IT는 경쟁상대일까, 협력대상일까?

 

하지만 이번 행사와는 무관하게 치기협의 고민은 여전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도 일부 임원들은 어깨띠를 두르고 등장했다. 거기엔 ‘맞춤지대주부터 지켜냅시다’라고 쓰여 있었다, 치기협은 현재 맞춤형 지대주 생산에 나선 2개 업체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메인 로비에도 ‘의료기사법에 치과기공사의 업무영역으로 명시된 임플란트 맞춤지대주 및 상부구조물을 치과기공소가 아닌 자체 밀링센터에서 CAD/CAM을 이용해 업체들이 대량 생산할 경우 영세 치과기공소들은 극심한 경영난에 내몰리게 된다’는 내용의 탄원서가 참가자들을 맞고 있었다.

IT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기공업종에 대한 기술의 도전은 점점 심해질 것이 뻔하다. 이 엄연한 변화로서의 IT를 경쟁상대가 아니라 협력대상으로 끌어들이느냐, 않느냐에 따라 기공계의 명운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보면, 젊은 치과기공사들의 웃음을 지키는 일은 결국 치기협의 임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