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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너무 쉽게 다녀왔어요^^”

열린치과의사회 인도네시아 진료 참가한 나선아 치과위생사

봉사는 뜻이 없으면 성가신 노역에 불과하다. 주위의 권유에 마지못해 하는 척을 해서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봉사자들은 대부분의 봉사현장에서 환영을 받는다. 이미 오래 입은 옷처럼 봉사 자체가 편안해진 상태에 가 있기 때문이다.
나선아(치과위생사) 봉사자는 (사)열린치과의사회를 통해 매월 둘째주 화요일 구로구 ‘중국동포의 집’ 치과진료소에서 봉사를 한다. 직장에서 일을 마치고 서둘러 현장에 도착해서는 7시 반부터 9시까지 부지런히 팀원들과 손발을 맞춘 다음, 가끔씩은 늦은 저녁을 함께 나누고 귀가하기도 한다.
‘한 달에 한번이니까…’ 할지 모르지만 마음만으론 그것도 쉽지 않다. 열린치과의사회에 합류하기로 한 다음 달부턴 공교롭게도 봉사하는 날 자꾸 솔깃한 약속들이 들어왔다. 그걸 뿌리치고 그날 저녁은 아예 없는 시간으로 치부하기까지 적지 않은 기간이 필요했다.

 

 

늘 웃음 띤 얼굴로 봉사에 활기

그런 나선아 봉사자가 이번엔 좀 더 멀고 긴~ 봉사에 도전했다. 바로 열린치과의사회가 매 분기마다 진행하고 있는 해외진료에 참가한 것.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3박4일의 일정이었고, 열린치과의사회 신덕재 해외진료팀장과 김민재 원장, 이용기 소장, 장현남 치과위생사와 함께였다.
봉사지는 열린치과의사회가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를 위해 고정진료소처럼 사용하는 다다코리아 인도네시아 공장. 이곳은 자카르타 남쪽 76킬로 지점의 사당 라야에 위치해 있는데, 우리의 행정단위로 치면 군 단위 정도의 작고 허름한 동네다.
이 인근에서 아침마다 7천여명의 근로자들이 다다코리아 공장으로 출근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공장 앞 진입로에는 출근시간에 맞춰 도시락이나 먹을 것 그리고 그만한 나이의 여자애들이 좋아할 악세사리를 파는 장이 서기도 한다.
짧은 진료일정이지만, 봉사팀은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 예약된 120여명을 모두 치료했다.
진료실적을 간단히 소개하면 레진충전: 19 case, 발치: 105 case, 가치장착: 2 case, 스켈링: 5 case, 치수발수: 2 case, Laminate 장착: 1 case, 메탈 장착: 13 unit, 지르코니아 장착: 13 unit, PFM 장착: 13 unit, 메탈 인상채득: 21 unit, PFM 인상채득: 22 unit, Jacket Bridge 장착: 43 unit 등이다.
이 과정에서 매사에 밝고 적극적인 나선아 봉사자가 큰 힘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아침 일찍부터 하루 종일을 서서 움직이는 고된 작업임에도 나 봉사자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환자들을 대해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최고였다고.

 

 

‘보철까지 해줄 줄은 몰랐죠’

지난달 21일 사당동의 한 음식점에 열린치과의사회 8차 해외진료팀이 모두 모였다. 이름 하여 해단식. 하지만 이름이 거창할 뿐 실제로는 봉사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추억도 되씹는 편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나선아 봉사자는 ‘너무 편하게 다녀온 듯하다’며 ‘기간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봉사는 학생 때부터 줄곧 생각한 일이었으나 기회가 되지 않아 못하고 있다가 열치를 만나 행복하게 임하고 있다’는 거였고, 봉사라는 걸 직접 해보니 ‘그동안 내가 우물 안 개구리 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도 됐단다. 
‘인도네시아 진료봉사에서 느낀 점을 말해 달라’고 기자가 채근하자 나선아 봉사자는 한참 만에 “진료봉사에서 보철까지 해줄 줄은 몰랐다”고 말하며 작게 웃었다.